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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경제칼럼] 현대화폐이론, 한국경제에 적용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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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TF Trender 댓글 0건 작성일 19-06-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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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폐이론, 한국경제에 적용 가능한가?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메이크잇 고문, 서강대 김영익 교수 프로필 01-2.png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가 국가채무비율을 40% 안팎에서 관리하는 근거가 뭐냐"라고 의문을 제기한 후, 국내에서 재정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미국에서도 ‘현대화폐이론’(MMT, Modern Monetary Theory)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정정책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찬성론, '정부는 일자리의 최종 공급자 역할을 해야 한다'

 

MMT는 스테파니 켈톤 미 뉴욕 주립대 스토니브룩 대학 교수가 주창하고, 래리 랜덜 레이 캔자스시티의 미주리 대학 교수가 국내에서 ‘균형재정정론은 틀렸다’(원제, Modern Monetary Theory)으로 소개된 책에서 정교화했다. MMT 지지자들은 화폐를 '공권력이 생산물과 서비스를 유통하기 위해 만들어 낸 증서(Charta)'로 정의하고 있다. 그 증서로 공권력에 속한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 

 

MMT 지지자들은 정부 지출은 조세보다 선행하는 독립적 행위이므로 정부 지출 활동은 세수에 제약받지 않고, 단기적 균형재정의 압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랜덜 레이 교수는 ‘일자리 보장제'(Job Guarantee)를 제안하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경기 침체 등으로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가 줄어들면 공공 부분에서 고용을 늘려야 한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의 마지막 대부자인 것처럼 정부는 일자리의 최종 공급자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헤지펀드 업계 대부로 알려진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도 MMT가 통화정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은 금리와 양적 완화이다. 그러나 이는 경제 주체의 소득 불균형을 오히려 더 심화시킬 수 있다.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자들의 부(Wealth)만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저금리는 가계 소득을 기업 소득으로 이전시켜 가계를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가계는 은행에 저축한 돈이 대출한 돈보다 많기 때문에 가계의 이자 소득은 금리가 낮아질수록 줄어든다. 달리오는 금리 인하나 양적 완화보다는 정부가 돈을 찍어내 필요한 곳에 쓰면, 소득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경제의 생산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론, ‘MMT가 공짜 점심이다’

 

MMT를 반대하는 측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MMT가 공짜 점심이다’라는 것이다. 또한 MMT는 정부가 화폐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늘어나도 파산하지 않는다고 가정하지만, MMT 반대론자들은 일부 남미 국가나 그리스 사례에서 보았던 것처럼 정부 부채가 크게 늘어나면 결국 재정위기를 겪게 된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 통화량과 인플레이션 관계도 제기되고 있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적 현상이다.”라고 했다. 통화 공급이 늘어나면 결국 물가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MMT 지지자들은 일본의 예를 들면서 통화 증발이 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일본뿐만 아니라 2008년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 완화를 통해 대규모로 돈을 찍어냈다. 그럼에도 이들 나라에서 물가 상승률이 낮고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다.  

 

마지막으로 MMT 반대론자들은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를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다 보면 재정이 적자로 전환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이는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정부가 돈 써야 하는 경제 상황... 부분적 정책 도입 필요

 

MMT는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더 검증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경제 현황을 고려하면 부분적으로 정책에 도입해도 될 것 같다. 경제주체를 크게 가계, 기업, 정부로 구분해볼 수 있다. 가계는 자금 잉여 주체이다. 여기다가 자금 부족 주체인 기업마저 잉여 주체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경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0.3% 상승에 그친 것처럼 우리 경제에 점차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가고 있다. 2008년에 통화승수(=총통화(M2)/본원통화)가 25배였으나 최근에는 16배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미국의 통화승수가 8배에서 4배로 하락했고, 일본 통화승수도 11배에서 3배로 급락했다. 그만큼 돈이 돌지 않고 있기 때문에 통화 공급과 인플레이션의 관계가 줄어들었다는 의미이다. 

 

구축효과도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 정부가 발행할 국채를 은행이 다 사줄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은 돈이 들어오면 대출이나 유가증권에 투자한다. 가계는 은행에 저축한 돈이 빌린 돈보다 많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업 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도 은행에 더 많은 돈을 저축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이 안 되면 은행은 유가증권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은행은 리스크를 고려하면서 주식보다는 주로 채권을 살 것이다. 정부가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서 국채를 발행하더라도 은행이 그 채권을 매수할 것이기 때문에 구축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1998년에 일본 기업이 자금 잉여 주체로 전환한 후, 은행들이 대량으로 채권을 사들이면서 금리는 0%로 떨어졌다. 우리도 그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MMT가 '공짜 점심'이 아니라 교육, 인프라, 연구개발(R&D) 등 생산적 투자로 사용된다면 침체된 경제에 어느 정도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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