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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길 ETF칼럼] 투자자들이 ETF를 선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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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TF Trender 댓글 0건 작성일 18-11-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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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ETF를 선택하는 이유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

 

김훈길 프로필 4.png

 

 

 

글로벌 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투자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서 ETF 산업의 성장 속도는 눈부시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이 지난 2011년 15조 달러에서 현재 30조 달러로 7년 만에 2배 증가하는 동안 ETF 운용규모는 1조 달러에서 3.6조 달러로 4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ETF 시장의 성장은 본질적으로 보자면 패시브 펀드 성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바야흐로 패시브의 시대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 수년 동안 포트폴리오의 패시브 펀드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패시브 전략이 액티브 보다 더 높은 수익과 더 낮은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인덱스 펀드의 역사는 길지만 패시브 전략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주목받은 것은 아니다. 인덱스 펀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잭 보글이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최초의 인덱스 펀드를 만든 시기는 1976년이다. 하지만 그 후에도 많은 투자자들은 세심한 분석을 통해 초과수익을 달성하고자 하는 액티브 전략에 대한 신뢰를 낮추지 않았다. 특히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를 겪으며 헤지펀드들의 뛰어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액티브 펀드에서 투자의 해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이 시기 보수적인 연기금들 마저 액티브펀드에 대한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갔다. 


금융위기를 경험하고 2010년대로 넘어오며 시장의 트렌드는 큰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양적 완화의 시대를 거치며 글로벌 증시는 큰 등락 없이 상승일로를 걷기 시작했는데 변동성이 사라진 시장이란 다른 의미로 패시브 전략의 홈그라운드와 같다고 할 수 있었다. 마침내 2014년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이 헤지펀드 전액 청산을 선언했다. 캘퍼스가 패시브 펀드의 손을 들어준 시점을 전후해서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은 일제히 패시브 투자를 확대했다.


2007년 시작된 워런 버핏과 헤지펀드의 수익률 대결도 재미있는 이벤트였다. 당시 워런 버핏은 어떤 헤지펀드도 S&P 500지수를 장기적으로 추월할 수 없을 것이라 말했고 이에 반발한 헤지펀드 프로테제 파트너스의 테드 지데스 회장이 대결을 신청해 이 흥미로운 게임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흥미로웠지만 결과는 알다시피 워런 버핏의 압승이었다.

 

지난 10년 패시브 펀드의 퍼포먼스는 강력했다. 그렇다고 패시브 전략이 무조건적으로 액티브 보다 우월한 전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변동성 낮은 대세 상승장에서 패시브 전략이 대체로 우위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투자 이론 차원에서도 패시브 전략이 더 설득력 있는 논리를 내재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패시브와 액티브의 우위 논쟁은 시장의 효율성 여부에 달려있다. 


앞선 칼럼(증시 하락기엔 가치주가 답일까?)에서 유진 파머 교수의 효율 시장 가설에 대해 짧게 언급한 바 있는데 시장의 효율성이 사실이라면 분석을 통해 초과수익을 얻어내고자 하는 시도는 결국 헛된 노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시장에 공개된 모든 정보는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향후 전망에 대한 어떤 신호도 제공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자산 가격이 무규칙 보행(랜덤 워킹)을 하는 효율적 시장에서 랜덤하게 변동하는 자산 가격을 미리 예측하겠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무의미한 행위가 되는 것이다. 


자산 가격의 랜덤 워킹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는 그리 어렵지 않다. AR(1)이라고 하는 간단한 계량모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 시장을 분석해본 결과 가격 변동이 랜덤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로 보인다. 그렇다면 액티브 펀드들이 그동안 알파 획득을 위해 그렇게 고전했던 이유가 대충 이해된다. 액티브 펀드의 운용 비용이 패시브 보다 더 높다는 점 역시 패시브 펀드의 중요한 비교우위 중 하나이다.


 

 

ETF는 패시브 펀드의 총아


결론적으로 글로벌 투자시장의 주류는 이러한 이유들로 패시브 펀드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고 ETF는 패시브 펀드의 총아이다. 2017년 미국 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산 유출입 데이터를 살펴보면 패시브 펀드에는 4,700억 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액티브 펀드로부터는 오히려 1,750억 달러가 순유출 되었다. 대규모 자산이 유입된 패시브 펀드는 물론 대부분 ETF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막을만한 변수는 당분간 눈에 띄지 않는다. 


여담을 조금 추가하자면 효율 시장 가설은 아직은 엄연히 가설일 뿐이다. 시장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가격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된 재미난 조크가 있다. '시카고대(효율 시장 가설 발상지) 2명의 경제학 교수가 길을 걷다 바닥에 떨어진 10달러 지폐를 발견했다. 한 명의 교수가 주우려 하자 다른 교수가 그를 만류했다. 여보게 그만두게, 저 지폐는 진짜 지폐가 아니네. 만약 진짜였다면 이미 사라졌을 테니까' 워런 버핏 자서전에 나온 이야기이다. 특이한 점은 효율 시장 가설을 조롱하는 워런 버핏 자신이 대중에게 말할 때에는 인덱스 투자를 권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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