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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길 ETF칼럼] 증시 하락기엔 가치주가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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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TF Trender 댓글 0건 작성일 18-11-0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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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하락기엔 가치주가 답일까?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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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를 가진 주식시장에서 해묵은 논쟁 중 하나는 가치주와 성장주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관한 문제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가치주의 역사는 길다. 일반적으로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알려진 벤저민 그레이엄을 가치 투자의 시초로 보고 있는데, 그의 투자 원칙은 확고하지만 방법론적으로는 상당히 간결하다. 바로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에만 매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벤저민 그레이엄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치 투자전략은 시대를 관통하는 주식시장의 스테디셀러이다. 국내에서도 가치 투자를 기치로 내건 투자 전문가들이 시장의 한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본질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평가되는 종목을 선별해서 매수하는 전략은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흔히 모멘텀이라고도 불리는 성장주는 팩터 투자 기법이 활성화된 90년대 이후 주목받고 있는 투자전략이다. 현재 시장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팩터 투자에 관한 얘기를 하자면 60년대 유진 파머가 발표한 효율 시장 가설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효율 시장 가설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미 시장에 공개되어 있는 모든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이 정보들을 분석해서 초과수익(알파)을 창출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며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시장수익률(베타)에 수렴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유진 파머 본인이 자신의 이론에 부합하지 않는 시장의 특성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3-팩터 모델이 개발되는데 바로 기존의 베타 이외에 밸류 펙터와 사이즈 팩터가 더해질 때 투자수익률이 상승하게 된다는 콘셉트다. 유진 파머는 1963년부터 1990년까지의 미국 증시를 분석해본 결과 가치주와 소형주가 시장 전체 수익률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수익률을 보여왔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처럼 개별 특성을 공유한 종목군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시장수익률 이상의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전략을 팩터 투자라고 한다. 팩터의 종류는 개발하기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현재는 일반적으로 가치, 성장, 퀄리티, 변동성, 사이즈 등 5개의 팩터가 가장 보편화되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이 상반되는 성격의 두 팩터인 가치와 성장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까?

 

보통은 증시 상승기에는 성장주에, 하락기에는 가치주에 비중을 싣는 전략을 떠올린다.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아무래도 성장주가 빠르게 상승하고, 반면 경기가 냉각되고 자산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설 때도 역시 성장주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을 분석해보면 위와 같은 생각은 두 가지 측면에서 현실과 다르다는 사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대표적인 성장주 ETF iShares Russell 1000 Growth ETF (IWF)와 가치주 ETF Vanguard Value ETF (VTV)를 비교해볼 때 이 두 ETF 사이에 의외로 증시 변동에 따라 펀드플로가 대비되는 모습은 관찰되지 않는다. 즉, IWF의 경우 글로벌 증시가 급등한 2017년과 2018년에 2년 동안 오히려 연간 30억 달러의 자산 순유출이 있었고 증시가 하락했던 2015년에 28억 달러가 순유입되기도 했다. 반면 VTV에는 2004년 상장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자산이 순유입되어 왔고 특히 증시가 급등을 시작한 2016년 이후 최근까지 무려 170억 달러가 급격하게 유입되었다. 가치주 투자에 대한 시장의 끊임없는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지만 그 신뢰가 시장의 국면 변동에 거의 영향받지 않는다는 사실은 기존의 선입견과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이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은 IWF의 장기적 변동성이 VTV보다 더 크지 않다는 점이다. 2004년 1월 이후 금년 10월까지 월간 수익률의 표준편차로 산출한 변동성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IWF가 4.06으로 VTV의 3.99와 특별히 동떨어져 있다고 볼 수 없다. 연간 수익률을 개별적으로 비교해볼 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IWF의 누적수익률은 -39.0%로 VTV의 -38.0과 역시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2009년부터 금년까지 IWF가 연간 기준으로 한 번도 손실을 기록하지 않은 반면 VTV는 2011년, 2015년 그리고 금년에도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안정성의 우위를 논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점에서는 가치주가 장기적으로 시장수익률을 초과한다는 유진 파머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2004년 이후만 본다면 VTV는 S&P 500지수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다. 투자자들은 증시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 습관적으로 가치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하지만 이는 실증적으로 검증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전략이다. 유진 파머는 3-팩터 모델을 통해 자신의 효율 시장 가설을 스스로 뒤집었지만 본질적으로 볼 때 글로벌 증시는 충분한 효율성을 내재한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증시 변곡점이 발생하더라도 증시 하락이 가치주 투자의 근거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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