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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길 칼럼] 통화정책 방향성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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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TF Trender 댓글 0건 작성일 18-10-3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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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방향성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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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높은 게 좋을까, 낮은 게 좋을까? 당연한 말이겠지만 정답이란 없다. 경제가 너무 과열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식어버리지도 않도록 적정한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 통화정책의 목표다. 가상의 그 적정한 균형점을 중립금리라 부르며 중앙은행은 이 중립금리를 향해서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한다. 보통 재계나 정치계에서는 저금리를 선호한다. 낮은 비용으로 유동성을 발생시킴으로써 투자와 생산, 소비가 활성화되어 손쉽게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효용도 크기 때문이다. 

 
업가 출신의 정치인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불만을 표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한 가치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트럼프가 통화정책에 압박을 가했던 유일한 대통령은 아니다. 닉슨 전 대통령은 재선을 앞두고 당시 아서 번스 연준 의장에게 ‘유동성이 과도하다는 의견은 헛소리’라고 노골적으로 항의한 바 있으며, 레이건 전 대통령 역시 폴 볼커 의장의 고금리 정책을 향해 종잡을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 사례가 있다. 
 
반면 관료나 학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 통제에 더 관심을 가진다. 명칭상 은행이지만 사실상 관료적 성격을 지닌 중앙은행 총재들은 대체로 매파적 성향을 보여왔다. 1980년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폴 볼커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볼커 의장은 1979년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후 두 달도 되지 않아 기준금리를 20%로 끌어올리는 충격적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2차 오일파동으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경기둔화나 실업률 등 다른 어떤 변수보다 인플레이션 통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었던 것이다. 실제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씨티은행이 파산 일보 직전까지 갔고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은 자본유출과 경기 침체에 시달렸다.
  
그런 의미에서 그린스펀 전 의장은 다소 이례적 경우라 볼 수 있다. 그린스펀 역시 취임 당시에는 매파 성향으로 분류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취임 2개월 만에 블랙먼데이를 경험하였고, 이후 의장 재직 기간 동안 금리 인상 횟수 보다 더 많은 인하를 단행했다. 19년의 그린스펀 임기 동안 다우 지수의 상승률은 313%에 이르는데 이를 흔히 그린스펀 풋이라 부른다. 그린스펀 이후 버냉키 풋, 옐런 풋 용어들이 유행처럼 이어졌는데, 이는 금융위기 이후 시장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측면을 고려한다 해도 분명 전통적 중앙은행의 성향을 다소 벗어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행 역시 역대 총재들은 대체로 매파적 성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이러한 성향에는 큰 변화가 나타났다. 알다시피 한국의 기준금리는 2011년을 정점으로 이후 6년 동안 인하만을 반복해 왔고, 지난해 11월 한차례 인상을 단행하긴 했으나 금년 들어 추가 인상에는 매우 신중을 기하는 중이다. 글로벌 양적완화 시대라는 환경적 요인과 함께 중앙은행 독립성이 최근 몇 년간 희석되어 왔다는 이유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활황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와 달리 국내 경기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 물가지표 상 인플레이션 리스크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점, 또한 과도한 가계부채 규모를 생각할 때 금리 인상이 결코 쉬운 결단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중앙은행의 본질적 역할이 물가관리라는 점에서도 지금이 금리 인상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만 다소 과격하게 말하자면 현재 글로벌 경제에서 전통적 중앙은행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은 미 연준이 유일하다. 그 외 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인 ECB(유럽중앙은행)나 BOJ(일본은행), BOE(영란은행)도 어느 정도 통화량 조절 기능을 분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소규모 개방경제에 해당하는 한국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에 있어 자국 경제지표만을 일방적으로 고려하는 모델은 의미가 없다. 한미 금리 스프레드의 불균형이 유발한 자본유출입이 통화가치 왜곡과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면한 문제는 파월 풋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취임 이후 성향이 모호해 보이던 파월 의장은 이번 10월 3일 중립금리 발언으로 종지부를 찍어버렸다. 주사위가 던져져 버린 것이다. 미국 증시는 10월 4일부터 급락을 시작해서 한 달이 지나도록 변동성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증시를 따라 글로벌 증시가 모두 요동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 증시의 급락세는 유독 두드러진다. 미중 무역분쟁의 부담에 크게 노출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하락은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지 못하고 시간을 소모한 국내 상황에 대한 우려도 일부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다시 한번 상기하자면 통화정책에 정답이란 없다. 경기 과열과 냉각을 모두 피할 수 있는 균형점을 추구해야 할 것인데, 지금은 어느 한쪽으로 그 균형이 치우쳐있지 않은지 신중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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